본문 바로가기

재테크 & 자기계발

비트코인

어느 때부턴가 비트코인 시세를 물어오는 지인들이 많아졌습니다. 또 예전에 비해 광고가 많이 나와 이제 비트코인에 광풍이 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공교롭게도 얼마 전 비트코인 폭락이 이어졌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시세야 올라갔다 내려오고, 내려갔다 올라가는 것이 시장의 원리인 것인데요. 문제는 사람들이 투자대상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말만 밑고 너무 근시안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처음에 그랬으니까요.




제가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끝나고 운이 좋게도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하던 무렵이었습니다.


그때는 상한가 15% 시절이었고, 코스닥 종목 중 연상한가로 오른다 싶은 종목을 겁 없이 매수하던 시절이었는데, 한번 상한가를 타기 시작한 종목은 보통 4번에서 많게는 7~8번까지 상한가를 갔었죠. 아무것도 모르던 저는 세상을 모두 가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종목을 바꿔가며 단타로 순식간에 50%, 100%, 200%... 계좌가 늘어가는 것을 보고 이렇게도 쉽게 돈을 벌 수가 있는 거구나. 주식이란 이런 거구나. 


하지만 어리석게도 그때는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시점이라 거의 모든 코스닥 종목이 물 반 고기 반 웬만하면 상따 종목들은 대부분 수익을 가져다 주던 때였죠.


지금의 대세 상승인 비트코인처럼 말이죠.



바닥을 찍고 대세 상승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설령 물린다 하더라도 며칠만 기다리면 다시 원금 이상 이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죠. 처음 단기로 돈을 벌었기에 주식에 장기란 없었습니다.


이후 주가는 상승세가 이어지긴 했지만 모든 종목들이 반등하던 금융장세가 끝나고 실적과 모멘텀, 테마종목들이 순환매가 이어지는 실적장세가 이어졌습니다. 계좌는 엎치락뒤치락 하던 것이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더니 이후 깡통이 되어 버리는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저와 같은 초짜들은 마치 놀음판에 떡밥을 던져주던 타짜들의 손쉬운 먹잇감에 불과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기 전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심기일전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엘리어트, 다우, 갠.. 등 기술적 분석에 빠져들어 웬만한 보조지표와 다루지 않은 것들이 없을 정도로 공부를 했었죠. 이번에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배울 만큼 배우고 알만큼 다 알았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 주식은 얼마 못 가 또 무너지기 시작하더군요. 참 바보였죠.


이번엔 마음이 문제였습니다. 심리 조절이 안되었던 것이죠. 기술적 분석에만 치우쳐 그 종목의 아주 간단한 기본 분석만 알뿐, 당연히 알아야 할 그 종목의 사업성과 성장성, 미래를 보지 못하고. 그저 세력들이 찌라시 언론을 통해 비춰주던 환상만을 믿고 인위적인 주가 하락의 공포와 설거지를 맛보게 되었던 것이죠




그렇게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주식은 이러이러하다고 처음부터 좋은 멘토가 말해 주었다면, 그 아까운 세월을 허망하게 보내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이후 워렌 버핏을 비웃던 제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당연히 가치 투자와 기본 분석이었습니다. 이것을 처음서부터 배웠어야 하는데 말이죠.


지금도, 가치 투자와 장기투자에 대해서 그 누구도 공부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세력들이 그걸 싫어하거든요. 물량을 떠넘겨야 하는데 받아주는 이들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대부분의 신문기사 지면에는 노숙자가 주식 대박으로 벤츠를 타고 다니네,  20대녀가 주식으로 대박 나 밤마다 0하네.. 이런 것들이 끊임없이 나옵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죠. 준비된 누군가는 대박 나거나 대다수는 땅을 치며 후회하겠죠. 결국엔 거대한 자금을 부풀려 언젠간 개인들이 가져가고 설거지가 끝나야지만 비트코인도 이젠 한물갔다는 얘기가 나올 겁니다. 차트를 언뜻 보니 대세 상승 이후 조정으로 보이지만 대세가 끝나는 시점이 언제가 될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비트코인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지만 적어도 비트코인 번 돈으로 룸싸롱에 갔는데 하나같이 아가씨들이 "오빠 오늘 비트코인 뭐 샀어" 이 정도의 광풍이 온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된다면 그때가 상투라는 걸 아시면 됩니다.


저는 비트코인을 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관심을 가져본 적도 있지만, 하지 않은 이유는 주식으로 장기투자하는 종목도 있었고 비트코인 전망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기술적 분석 소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을 만큼 중계회사가 열악했던 것도 큰 이유였죠. 예전에 사 두었다면 큰 돈을 벌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하지 않을 거고요.


주식이 비트코인보다 그나마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데이터와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기에 쉽거든요.

그동안 근시안적 시각으로 보아오던 것이, 공부를 하고 나서 멀리 크게 보이더군요 마음이 편안하니 모든 것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일시적인 하락이 있더라도 이젠 더 이상 주식으로 두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어차피 상승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